틈새를 채우는 사랑

틈새를 채우는 사랑
2026-01-18 08:57:10
관리자
조회수   29

얼마 전 페이스북에서 한 교회의 사역 홍보 문구를 보았습니다.
"교회의 틈새를 채우다." 짧은 문장이었지만 저의 생각 속에 계속 남았습니다.
교회는 생각보다 '큰 일' 보다 '작은 틈'때문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그 틈이 메워질 때 성장의 기회가 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청년 시절,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 있는 기억이 하나 있습니다.
무더운 여름 저녁 예배와 사역을 마치고 모두가 떠난 뒤였습니다.
그 자리에 누군가가 홀로 남아 바닥에 엉켜 있는 마이크 선과 케이블을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감아 정리하는 모습을 우연히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항상 정돈된 예배당의 무대만 보았는데 그것은 그 형제의 보이지 않는 헌신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사역의 뒤편, 묵묵히 그 틈을 메우고 있던 그 손길 덕분에 다음 예배와 사역은 아무런 문제 없이 드려질 수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목회를 하고 있는 지금도 감동을 받는 부분은 이런 광경을 목격할 때입니다.

목사가 되고 목회를 하다 보니 교회의 사역에는 이처럼 많은 '틈새'가 존재하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멀리서 보면 교회는 잘 짜인 시스템으로 문제없이 돌아가는 듯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 살며시 들여다보면 곳곳에 헌신의 손길을 기다리는 빈틈들이 보입니다.

흔히 건강하지 못한 교회는 "교인들이 말할 때는 주인처럼 말하고, 사역할 때는 손님처럼 행동합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건강하고 생명력이 넘치는 교회는 눈에 보이지 않는 필요를 채우려는 헌신들이 이어집니다.
예배 후 엉킨 전선을 정리하는 손길, 새 가족들에게 웃어주며 인사하는 모습, 외로운 사람들에게 슬그머니 다가가 주는 일, 예배 전 의자를 정돈하는 일, 뒷정리 안된 화장실을 깨끗이 하는 일, 식당 구석에서 방치된 것들을 정리하는 땀방울들이 모여 교회의 틈새를 촘촘하게 메울 때, 교회는 비로소 세상이 줄 수 없는 따뜻함을 느끼게 됩니다.

한 사람의 따뜻한 틈새 사역을 통해 교회가 새로워지고 변화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제가 섬기는 시드니수정교회 수요기도회에는 청소년들과 젊은 세대들이 예배당을 채웁니다.
수요기도회가 사라지는 이민교회에서 특이한 현상입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만 교회에 일찍 온 몇 명의 학생들에게 저녁식사(대접에 밥과 김치찌개나 미역국)을 해서 섬겼던 작은 사랑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사역의 리스트에는 없지만 이러한 틈새를 채우는 헌신으로 학생들이 교회를 놀이터처럼 편하게 올 수 있게 만들었고, 수요기도회에 학생들과 젊은이들이 지속적으로 모이도록 했습니다.
"교회 틈새를 채운다"는 의미가 사역을 동참하지 않는 교인들이 동참을 해보자는 의미도 있고, 아무도 헌신하지 않는 비어 있는 사역에 헌신을 한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제가 생각하는 "교회 틈새를 채운다"는 의미는 '교회를 향한 사랑' "영혼을 향한 사랑"이라고 느꼈습니다.
누가 아프다고 하면 음식을 들고 달려가고, 아이를 맡길 곳이 없으면 서로 번갈아 안아주었고, 누군가의 구원을 위해 안타까워하며 기도하는 목자 목녀들의 모습을 보면서 교회는 사역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깊이 느꼈기 때문입니다.(송영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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